아기가 감기에 걸렸을 때였어요. 밤 11시 쯤 갑자기 열이 확 올라가더니 괜찮을까봐 응급실로 데려가야 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출장 중이었고, 나는 면허만 있고 운전을 손놨던 지 거의 5년이 넘었어요. 택시를 불렀는데 한 20분을 기다려도 안 왔어요.
그 순간 정말 답답했어요. 혼자 차를 몰아서 아기를 병원에 데려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기가 좀 나으니까 바로 운전연수 학원을 찾기 시작했어요. 부천 지역에서 초보자 강습 학원을 검색했어요.
몇 군데 비교해 봤는데, 부천의 한 학원이 일대일 맞춤 수업이라고 해서 등록했어요. 아무래도 혼자 조용하게 배우고 싶었거든요.

첫 날 아침 8시에 학원에 갔어요. 날씨가 맑았고 바람도 별로 없던 날이었어요. 강사님은 50대 아주머니셨는데 정말 차분한 분이었어요.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 손가락이 떨렸어요. 정말 오랜만이니까요. 강사님이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급하지 마세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첫 날은 부천 내 작은 도로부터 시작했어요. 상동역 근처 조용한 주택가 도로였어요. 기어 변속, 페달 밟는 감각을 다시 익혔어요.
앞차와의 거리를 잘못 재가지고 조금 급하게 제동을 밟아버렸어요. 강사님이 웃으면서 "처음엔 다들 그래요. 감각을 되찾는 중이니까"라고 위로해 주셨어요.
둘째 날은 경기도 신청로를 나갔어요. 차선이 두 개인 도로였거든요. 차선 변경이 처음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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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미러를 봐야 한다, 뒤를 봐야 한다, 신호를 켜야 한다... 이렇게 많은 걸 동시에 해야 하는 게 신기했어요. 강사님이 타이밍을 정확히 짚어주셨거든요.
신호등 앞에서 정지할 때도 좀 어색했어요. 자동차가 좔좔 내려가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강사님이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얹고만 있는 거 아니에요? 힘 빼고 있어봐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셋째 날에는 좀 더 복잡한 도로에 나갔어요. 부천에서 인천 방향 도로였어요. 차도 많고 신호등도 여러 개인 곳이었어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는데 대면 차량이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어요. 강사님이 "저렇게 올 수도 있으니까 항상 조심하고, 충분히 우회전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라고 알려주셨어요.
마지막 날 수업이 끝나고 혼자 집에 가보자고 했어요. 강사님은 옆자리에 앉아있긴 했지만 최대한 조용히 있어 주셨어요.

정말 손에 땀이 났어요. 하지만 3~4일을 배운 게 있어서인지 확실히 나아진 느낌이 들었어요.
그 다음주에는 혼자 아기를 데리고 운전했어요. 부천에서 가까운 소아과까지 가는 길이었어요. 심장이 철렁하면서도 화이팅했어요.
도로 위에서 실수할 때마다 강사님 목소리가 떠올랐어요. "천천히 해도 된다", "조심해서 좋은 거다"는 말들이요.
지금은 부천 근처는 거의 혼자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됐어요. 아기 병원도 가고, 마트도 가고, 할아버지 댁도 가요.
솔직히 처음엔 불가능할 것 같았어요. 근데 4일 동안 배운 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진짜 받길 잘했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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